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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처

이 소설은 제2회 법계 문학상 수상작인 소설, 『꺼지기 쉬운 빛』의 후속작이다. ​왜 돌부처에 절을 해야 하는지, 하는 의심으로 가득 차 있던 어느 날, 돌부처에 무릎을 꿇고 절을 하기 시작했다. 그건 ‘나’를 내려놓겠다는 작은 몸짓이고, ‘너’를 부처로 바라보겠다는 소박한 다짐이었다. ‘나’를 내려놓으니 깃털처럼 부드럽고 가벼운 자유로움이 찾아왔고, ‘너’를 부처로 바라보니 눈부처가 이어주는 시절 인연은 삶의 진실을 만난 참 아름다운 것이었다. 놀랍고 고마운 그 법의 만남을 글에 담고 싶었다. 소설 『꺼지기 쉬운 빛』과 그 후속편인 『눈부처』는 그런 연유로 쓰였다. ​전편은 무명을 헤매던 삶의 길목에서 다가온 순간의 알아차림, 그 빛이 밝혀주는 진정한 만남과 사랑에 관한 이야기다. 작중 화자인..
이 소설은 제2회 법계 문학상 수상작인 소설, 『꺼지기 쉬운 빛』의 후속작이다.

​왜 돌부처에 절을 해야 하는지, 하는 의심으로 가득 차 있던 어느 날, 돌부처에 무릎을 꿇고 절을 하기 시작했다. 그건 ‘나’를 내려놓겠다는 작은 몸짓이고, ‘너’를 부처로 바라보겠다는 소박한 다짐이었다. ‘나’를 내려놓으니 깃털처럼 부드럽고 가벼운 자유로움이 찾아왔고, ‘너’를 부처로 바라보니 눈부처가 이어주는 시절 인연은 삶의 진실을 만난 참 아름다운 것이었다. 놀랍고 고마운 그 법의 만남을 글에 담고 싶었다. 소설 『꺼지기 쉬운 빛』과 그 후속편인 『눈부처』는 그런 연유로 쓰였다.

​전편은 무명을 헤매던 삶의 길목에서 다가온 순간의 알아차림, 그 빛이 밝혀주는 진정한 만남과 사랑에 관한 이야기다. 작중 화자인 강숙은 자신에게 다가온 그 빛을 딸, 지서에 전하고 싶다. 언젠가 그 빛을 찾을 즈음이면 서로의 빛깔과 향기에 길들어 서로를 알게 될 것이라고 굳게 믿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빛은 쉽게 흐려지고 부서지고 꺼지기 쉬운 빛이다. 그래서 강숙은 딸에게 그 빛을 스스로 찾아보라고 제안하며 이야기를 끝맺는다.

​후속편은 작중 화자인 지서가 사후 세계를 다루는『『티베트 사자의 서』의 안내로 죽음 여행하면서 그 ‘꺼지기 쉬운 빛’을 찾아 나서는 여정을 그린다. 『티베트 사자의 서』는 죽음의 순간부터 바르도를 거쳐 다음 생으로 태어나는 과정에서 깨달음을 위한 올바른 방법과 과정을 자세하게 묘사한 붓다의 가르침이다. 소설의 구성은 크게 두 축으로 나뉜다. 하나는, 인정 욕구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던 삶의 길목에서 다가온 어떤 알아차림, 그 자성의 빛에 관한 어느 한 늙은이의 자전적 서사다. 다른 하나는, 어린 왕자와 선재 동자에게 길을 물어가며, 그녀를 둘러싼 기막힌 시절 인연의 진정한 만남과 사랑의 의미를 찾아 나서는 한 여성 불자의 구도적 여정이다.

​작중 화자는 뒤늦게, 어린 왕자의 '길들임'과 선재 동자의 '보현행'이 세상을 들꽃처럼 아름답고 향기 그윽하게 만드는 진정한 만남과 사랑임을 알아차린다. 10대 보현행의 마지막은 회향이다. 회향은 9가지 실행 지침을 잘 실천해서 단 하나의 지점으로 향하는 것을 말한다. 그 지점은 눈동자에 보이는 모든 존재를 부처로 바라보는 것이다. 그 눈부처의 시선은 늘그막에 그 늙은이에게 다가온, 희미하지만 꺼지지 않는 바로 그 자성의 빛이다. 죽음 여행을 끝낸 작중 화자는 그 알아차림에 대해 생텍쥐페리에게 편지를 써 내려가는 것으로 소설을 끝맺는다.
환갑·진갑 다 지난 늦깎이 글쟁이다. 불명은 덕산德山이다. 부산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영국 웨일즈대학교에서 MSc 학위를 취득했다. 제17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후 30여 년간 공직 생활했다. 울산지방해운항만청장, 주영국 한국대사관 참사관, 인천·부산지방해운항만청장, 한국항해항만협회 회장, 한국해양대학교 겸임·초빙교수, 해양수산부 해양정책국장, 중앙해양안전심판원장을 거쳐 한국선급회장, 부산항만공사 사장, 사조산업 대표이사사장을 역임했다. 퇴직 후에는 청계사 「마음 따라 향기 법문 선원 순례단」을 따라 8여 년 동안 국내외 108군데 선원과 사찰을 찾아다녔다. 늘그막에 글 쓰는 작업에 뛰어들었고, 2017년 법계 문학상 공모에 장편소설,『꺼지기 쉬운 빛』이 당선되었다. (le509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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